


우리의 터전, 네오메니아에 대해 소개해볼까요. 1999년, 네오메니아의 생활상은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지구보다 진보한 사회일지도 모르겠군요.
이곳에서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습니다. 대신 거대한 탄소코팅 유리돔 너머의 광막한 우주를 엿볼 수 있죠. 모든 자원을 순환시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채택했기에, 돔 내부의 환경은 상시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점이라고는 탄소를 배출하는 등의 대기오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점일까요. 네오메니아 내부를 연결하는 모노레일과 차, 바이크등은 전부 전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공장을 이용해야하는 대형 제조업은 제한되며, 복잡한 공산품은 지구에서 공급받아 재조립 하는 형식으로 생산합니다.
그 외의 직업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도시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직업들이 다양하게 권장되는 편이죠. 식량을 생산하는 농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거리의 청소부, 요리사, 의사, 태양광 전지를 점검하고 공기의 순환을 점검하는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한 곳에 모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만일 하나라도 공석이면 이 사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술과 경력이 우대받으며, 이들의 급여가 센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집니다.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네오메니아의 기본 규약에 따라, 급여는 실물 화폐 대신 ‘달러 크레딧’으로 지급되며, 네오메니아 내에서의 경제활동은 전부 크레딧카드를 통한 것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네오메니아의 존재를 발설하거나 언급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지구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네오메니아에서도 누릴 수 있습니다. 네오메니아에도 PC가 보급되어 있고,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인터넷도 존재합니다. 당연히 지구와의 교신할 수도 있죠. 문제는 왕복 기준으로 약 4초의 텀과 다량의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지구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는 음성 및 영상같은 소통방식보다는 텍스트로 적는 전보 등의 형식이 선호됩니다.
현재 14만명이라는 인구를 자랑하는 이 작디 작은 순환 도시의 특이한 점으로는 직선제로 선출하는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꼽을 수 있습니다. UN 사무총장 직할의 우주항공국 네오메니아 프로젝트의 NM-S팀에서 네오메니아의 관리 및 자치를 담당하며, 네메시스에서 도시의 치안 및 방어를 위해 근무합니다.


센트럴섹터 아나모스Anamoth
아나모스Anamoth는 NASA에서 제작된 최초의 섹터이자 최대의 섹터입니다. 이곳에는 UN 사무총장 직속 NM-S팀의 본부가 위치하고 있으며, UN의 비밀협약에 서약한 일부 글로벌 기업들 또한 이곳에 사무실을 내어 네오메니아의 관리 및 유지를 위해 협력중입니다. 사무실과 행정기관이 밀집되어 거대한 도심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거모듈 다수와 연결되어 있어 낮 시간대에 가장 활발한 인구이동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섹터 훼이우Feiwu
훼이우Feiwu는 중국에서 제작된 섹터로 이곳에서는 다양한 문화생활과 여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지구로부터 데이터를 전송받아 상영하는 영화관에서부터, 극장, 주점, 오락실, 노래방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놀이기구 없는 유원지라고 해야할까요. 일부 구역에는 지구에서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것을 재현해두었는데,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이들의 비중 중 중국계 이주민이 적다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연구섹터 카러마트Karomat
카러마트Karomat는 UN의 지휘 아래 중앙아시아에서 제작한 섹터로, 구역 하나가 통째로 연구시설을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우주항공학에서부터 천체물리학, 생명공학, 화학 등 각국 다양한 분야의 엘리트들이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분야는 각기 다양합니다. 범인류의 미래를 위한 테라포밍에서부터 문차일드의 보육센터 보호·보조를 위한 장비같은 것 까지. 이곳에서 개발한 선진 기술이 지구의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카러마트의 자부심입니다.
카러마트에서 제공하는 인공수정 기술은 일반적인 난임 시술 외에도, 인공포궁과 배양액을 통한 태아의 육성을 포함합니다. 이 기술에 사용되는 난자와 정자는 지구에서 제공받은 것이며, 이를 랜덤하게 매칭시켜 아이를 만듭니다. 일반적인 임신과정과 마찬가지로 10개월동안 인공포궁 내에서 아이를 키우며, 이후 태어난 아이를 보육원에서 돌보고, 기르게 됩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베테랑 보모들이 이를 위해 교대로 근무하기에 흔히 편견으로 떠올리기 쉬운 '지구의 고아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아이들의 경우 네오메니아 내의 성인에게 입양되며, 입양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카러마트 내 숙소에서 형제자매들과 함께 지내며 자라게 됩니다. 네오메니아 내에서 인공수정 출신 아이들을 향한 편견이나 차별은 전무합니다.
방위섹터 녹틸루카Noctiluca
EU에서 제공한 섹터는 방위기능을 담당하는 녹틸루카Noctiluca입니다. 이곳은 외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최전선의 전진기지와 다름 없으므로 가장 높은 내구도와 안전성을 자랑합니다. 남극의 레코드를 토대로 침입이 예언된 궤도를 상시 감시하는 감시센터는 불이 꺼지지 않는 우주의 등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상위 0.1%에 선별된 문차일드들이 EU산하 녹틸루카 제 1 고등학교에서 표준 교육과정에 따른 학습 및 전투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제 1 자원섹터 리브라르시Librar-se
리브라르시Librar-se는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연합하여 제작한 섹터입니다. 풍요로운 토양을 자랑하는 이 곳은 섹터 중앙에 인공조림된 삼림을 보유하고 있으며, 숲 주변은 과수원이나 농작지로 경작하여 사용중입니다. 단순히 식자원 뿐만 아니라, 목재나 흙을 자원으로서 기르고 만드는 곳으로써 리브라르시는 네오메니아의 생존에 필수적인 장소입니다. 지구의 낮은 인식과 편견과 달리, 이곳에서 일하는 농업기술자들은 존경받으며 존중받습니다.
제 2 자원섹터 마레 에게움Mare Aegaeum
호주에서 제공한 섹터, 마레 에게움Mare Aegaeum은 네오메니아에 수원을 공급하고, 또 사용된 하수를 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저수조에는 수질 관리를 위해 정화 식물들이 사육되고 있으며, 저수조 옆에 연결된 정화시설에서 127중의 나노탄소필터를 통해 다시 한번 물을 거르고 정화하게 됩니다. 저수조 내부는 1급수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물들이 엄선되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내부의 유리돔을 통해 아쿠아리움과 비슷한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산업섹터 예라эpa
구 소련에서 제공한 예라эpa는 네오메니아에서 유일하게 공업성 생산활동을 허용받은 섹터입니다. 지구의 공장지대와도 비슷하지만, 특이점으로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재활용한 자원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를 것입니다.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섹터 주변으로 무성한 삼림을 조성하였으며,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돔 밖 우주공간으로 파이프를 노출한다는 대담한 아이디어로 별도의 냉각시설 없이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제 1 주거모듈 플루에리Fleurir
프랑스에서 제작한 플루에리Fleurir는 주거용도로만 사용되는 주거모듈입니다. 다른 주거모듈이 그렇듯, 공간상의 효율을 위하여 공동주택 위주로 건설되어 있습니다. 계획적 도시설계로 네모반듯한 부지와 대로가 특징적이며, 모듈 내부에 심신의 안정을 위한 중앙 공원과 편의·응급·종교 시설이 마련되어있습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이주민들이 모여있는 만큼, 각양 각색의 작은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감압시설이 포함된 우주정거장 모듈, 폐기물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모듈, 집중 치료·요양 모듈등 다양한 사회·환경 기능을 담당하는 구역이 존재하며, 7개의 모듈이 시민을 위한 주거모듈로 사용중입니다.